국민의힘 정연욱 의원(부산 수영구)이 부천 공장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을 애도하면서, 앞서 소방 예산을 두고 '재정 빨대'라는 표현을 쓴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비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정 의원은 "사과는 끝내 없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너무나 뻔뻔한 추미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부천 공장화재 현장 소방관 순직.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불길 속으로 자신을 홀연히 던진 영웅입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그 소방을 '재정 빨대'라던 추미애 지사. 사과는 끝내 없습니다. 뻔뻔합니다"라고 썼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이 소방 예산에 대해 질의하자 추 지사는 "의원님 말씀처럼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인건비만 하더라도 2027년에 1조 1천억을 잡아먹게 되고요"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 발언이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바뀌었는데도 인건비 상당액을 지방재정이 감당하는 문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이 발언을 "소방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모독 행위"라고 반발하며 추 지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사흘 뒤인 16일 부천시 오정구의 한 금속 도장공장에서 불이 났다. 부천소방서 소속 김진석 소방관은 선착대로 투입됐다가 중상을 입었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17일 0시 55분께 숨졌다. 이 화재로 다른 40대 소방대원 1명이 중상을 입었고, 소방관 4명은 열탈진 증상을 보였다. 공장 관계자 2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인명피해는 모두 8명이다.
추 지사는 화재 당일 현장을 찾아 소방대원들을 위로했다. 다만 취재진이 '재정 빨대' 발언으로 소방노조가 반발하고 있다고 묻자 "그런 얘기 하지 마시죠"라고 답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은 대변인 논평을 내고 "추 지사가 소방 재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표현으로 상처받은 소방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순직 소식이 전해진 17일 추 지사는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냈다. 추 지사는 "마지막 길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경기도가 온 정성을 다해 예우하라"고 당부했다. 또 "추모하는 것에 그치지 않겠다"며 "현장의 안전과 근무환경을 더욱 철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 "소방관과 군인 등 제복 영웅들의 헌신은 조롱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정부와 추 지사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 마련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소방청은 고인을 소방장에서 소방위로 1계급 특진 추서했다. 옥조근정훈장 추서와 국립현충원 안장도 추진한다. 장례는 유가족 뜻에 따라 경기도청장(葬)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시민 합동분향소는 세종중앙공원에 차려졌다. 영결식은 19일 오전 10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